기발한 자살여행이라는 특이한 제목의 공연 한 편을 보고 왔다. 유럽의 원작 소설을 전세계 최초로 뮤지컬로 각색하여 공연한 것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유명한 배우들과 스탭들이 만든 작품이라는데 내가 보고 온 다음의 대답은...음...."글쎄..."다.
자살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자살 여행을 떠난다는 소재 자체가 특이하지만 미래의 한국을 배경으로 해서 더 특이했다. 이미 통일이 되어 군대는 예전 같지 않고 백두산까지 버스로 갈 수 있다는 한국의 모습.
솔직히 말해서 이해도가 떨어져서 그런지 중간에 휴식 시간에 옆에 물어서 알 때까지 통일 한국이라서 그런 배경이 가능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왠 쌩뚱맞게 북한에 백두산이 나오나 의아해 했다.
뭐 여튼 다양한 사람들이 자살을 하고자 함께 하는데 그 와중에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리고 뮤지컬이다보니 노래도 종종 나온다. 주역으로 나오는 성기윤, 김성기, 임강희, 김민수, 양꽃님 등의 배우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그들의 멋진 연기와 노래는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뭔가 가슴에 와닿는 부분이 조금은 부족하지 않나 싶었다. 끝 부분에는 긴장감도 급감하고 너무 졸속으로 마무리를 짓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싱글즈 이후 나름 아는 배우가 된 정상훈 배우는 완전히 멀티맨으로 등장하였다. 하지만 정상훈 멀티맨과 그밖에 무명의 다른 배우들의 모습은 좀 어색하지 않나 싶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10월 11일 4시 김종욱 - 이율, 여자 - 곽선영, 멀티맨 - 이창희
몇 년 전에 보고 좋아했던 영화 '연애의 목적'. 그 영화가 워낙 특이하고 재미있었지만, 난 그 영화 중간에 나온 노래를 잊지 못 한다. 박혜경이 불러주는 감미로우면서도 상큼한 노래가 능글능글한 박해일과 어울려서는... ㅋㅋ 너무 좋다~ >,<
** 이젠 정말 만나야 할 때 **
"딴 생각 절대 못 하게 들이대~ 그냥 확~~" "이젠 정말 만나야 할 때~~"
뮤지컬 OST와 가사는 약간 다르지만, 박혜경의 감기롭고 통통 튀는 목소리가 영화 속 박해일의 능글능글한 연기와 너무 잘 어울린다. 지금 들어도 왠지 그때 영화를 보면서 좋아했던 순수한(?) 내 모습이 떠 올라 나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것 같다.
아무튼 난 최근까지 그 노래가 영화 '연애의 목적' OST가 원곡인 줄만 알았다. 그리고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도 그 동안 매번 다른 공연을 핑계로 우선 순위에서 밀려 못 봤었다. 이 노래가 뮤지컬 OST라는 것을 알고 뮤지컬 보기 전에 부랴부랴 OST를 찾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OST 중에 '이젠 정말 만나야 할 때' 가 물론 제일 좋고, OST 중 어느 하나 안 좋은 것이 없다. 그런데 '한양서 김서방 찾가' 노래도 들을 수록 흐뭇하다. 특히 뮤지컬을 보기 전에는 내용을 몰라서 단순히 노래가 좋았는데, 언어유희(?)가 들어 있을 줄이야... ㅎㅎ "아냐 아니야~ 인연을 믿지 않았어~" "인연도 믿지 않았대~"
공연 보기 전부터 OST로 100% 만족을 얻은 상태에서 공연이 어찌 안 좋을 수 있겠냐만은 공연을 너무나 잘 만들었다고 자신있게 얘기하고 싶다.
우선 1인 다역을 멋지게, 아니 단지 멋지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을 정도의 화려하고 강렬하고 황홀한 멀티맨의 활약에 푹 빠질 수 밖에 없음에 모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이율 배우와 곽선영 배우의 연기와 노래도 괜찮았다. 곽선영 배우는 작은 체구에도 다부진 외모와 연기를 보여 주었고, 이율 배우는 땀을 정말 비오듯 쏟으면서 열연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처음 보는 배우 이율.... 기대를 많이 해서인지 이율 배우의 초반 노래가 아쉬웠지만, 이전에 쓰릴미와 파코럽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니 다음을 기대해 본다.
전체적으로 특별한 무대와 소품이 없음에도 공연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던 것은 세 배우의 열연 뒤에 너무나 탄탄한 줄거리와 연출이 아닐까 싶다. 공연을 보고 나니 왠지 싱글즈를 봤을 때처럼 내 마음이 즐거웠다. 결말도 그렇고 과정도 그렇고 분명 색깔은 조금 다른데, 그건 아마도 로맨스를 바탕으로 즐거운 요소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Man Of La Mancha 8월 30일 토요일 정성화, 윤공주, 이훈진, 김성기
8월 중순 공연을 시작한 이래로 끊임 없이 들려오는 라만차 류 배우 예찬.... 류배우님 결혼 축의금을 안 내느냐는 다소 재미있는 공연 추천 얘기를 들으면서 류정한 공연을 봐야하나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일단 오래 전에 예매해 둔 정성화 공연을 봤다.
이전에도 했었지만, 올해 그것도 이번에 처음 라만차를 접하기에 내용이 어찌 되는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거다. 하지만 돈키호테 내용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고, OST도 어찌 어찌 구해서 듣고 흥얼거리면서 벌써 심취해 있었다.
맨 앞 3번째 쯤 되었던가? 어느 정도 가운데 앞자리다보니까 배우들 표정까지 너무 잘 보였다. 소문대로 정성화 배우의 일품 연기를 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산초 이훈진 씨의 방글방글한 표정 연기와 알돈자 윤공주의 실감나는 배역 연기 또한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뭐 하나 버릴 것 없는 OST. 연기에 몰입할 때 쯤 어김 없이 들리는 그 멋진 음과 우렁찬 배우의 목소리. 연기를 하면서도 노래를 불러라 하는 장면들이 좀 있었는데, 어떻게 연기를 하면서 저 자세에서도 저렇게 노래를 잘 할 수 있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내가 이 공연을 추천하고 15일 정성화 공연을 보신 분이 정성화 배우, 좀 우렁찬 목소리가 아니어서 아쉽다고 류정한 배우 볼 껄 그랬다고 했다. 그런데 정성화 배우의 공연.... '정성화 배우님 공연이 어때서~!!' 라는 말을 하고 싶다. 아니 그때 같이 본 사람들이 모두 좋았다고 극찬했다. 특히 연기를 극찬했다. 내가 못 들어서 그렇지 목소리도 좋았다고 했을거다;; 류 배우도 15일 이후에 공연이 훨씬 좋아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류 배우 팬들이 많겠지만 정 배우도 충분히 실력 있는 배우임을 인정(?)해 줬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류 배우 공연도 보고 싶다. 공연이 좋은만큼 값이 좀 비싼 게 문제인데... 3층에 매달려서라도 봐야하는 건지 모르겟네 ㅡㅡ.
헤드윅과 더불어 몇 달 전부터 관심을 끌어 온 공연. 이 공연 역시 동성애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서 남정네로서 선뜻 다가가기는 어려운 공연이었다. 하지만 매니아들이 열광하는 데는 무엇인가 있으리라.
작년 공연을 통해 류정한, 강필석, 김무열, 이율 등의 배우들이 유명해졌다는 것을 익히 들었다. 이번 공연의 류정한의 '나'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멋진 연기와 노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역의 김동호 역시 내 눈에는 충분히 잘 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전에 그리스 두디 역에서 좀 안타까웠다는 말을 무색하게 할만큼 말이다.
아무튼 공연은 동성애를 하나의 축으로 그리고 있지만 분명히 실제 발생한 범죄를 바탕으로한 심리 범죄극이다. 추리극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러한 탄탄한 줄거리의 공연이 너무나 좋았다. 실제 범죄였다고 하지만, 영화를 보는듯이 빨려들어가는 줄거리와 반전이 있다고 하고 싶다. 덕분에 줄거리를 이미 알고 나니 또 보게 될지 의문이 생긴다.
줄거리를 예찬했지만 물론 우들의 멋진 연기와 노래가 있었기에 그러한 감동이 가능했으리라. 인터미션도 없고 중간에 관객의 박수도 없이, 장면에 너무나 딱 맞는 곡조의 피아노 연주에 맞춘 두 배우의 연기와 노래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뮤지컬 동호회에서 몇 달 전부터 크나큰 관심을 보인 공연은 헤드윅과 스릴미였다. 누가 캐스팅 될 것이며 티켓은 구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어떤 부분이 작년과 비교하여 바뀌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공통된 관심을 보여주었다.
사실 공연에 관심을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로서는 당연히 헤드윅과 스릴미 두 공연 다 이전에 보지 못 했다. 그리고 두 공연 다 동성애적인 줄거리 때문에 봐야할지 살짝 고민도 되었다. 하지만 결론은 '일단 보자, 보고 나서 평가하자' 였다.
우선 공연 보기 전에 영화 헤드윅을 구해서 봤다. 주인공인 헤드윅은 동서로 갈라진 냉전 시대의 동독에서 태어난 아릿다운(?) 남정네로 시작한다. 그리고 자유를 위해 미국 군인과 결혼을 하기 위해서 남성을 스스로 버리게 되는데 이때부터 헤드윅의 기구한 비극은 시작된다. 그때 미국 군인이 한 말이 왜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지;; You gotta leave something. 허허헉...
아무튼 드디어 동호회 지인들을 따라 흔히 송드윅으로 일컬어지는 송용진 배우의 심야 공연에 뛰어들었다. 남장을 한 이츠학과 여장을 한 헤드윅의 두 배우가 보인다. 공연 초반부터 헤드윅의 락공연이 시작되고 이어지는 관객들의 환성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다.
중간 중간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입담과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도 있지만, 공연은 전체적으로 영화 헤드윅의 내용을 최대한 다 담고 있다. 뮤지컬이다보니 송드윅이 1인 다역으로 과거의 이야기를 소화해 내는 구성인데, 그만큼 대부분의 비중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내는 송드윅이 대단해 보인다.
한 차례 앵콜 공연 이후에도 관객들은 공연 관계자의 요청에 따라 겨우 물러날 때까지 한 참 동안 앵콜을 외치며 떠나지 못 했다. 그 정도의 호응에도 다시 한 번 나와주지 않는 배우에게 살짝 아쉬움을 표하고 싶지만 그만큼 인기가 있음을 실감했다.
이제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나는 남자다. 그리고 이 공연은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아동 성추행, 동성애, 트랜스젠더, 냉전시대 등 좀 특이한 소재들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90%를 넘는듯한 여성 관객 사이에서 이러한 특징의 공연을 보고 있으니 처음에는 사실 낯설기도 했다. 여성들은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거부감이 남성들보다 적은 것이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 본다. 물론 그러한 점을 살짝 눈감아주면 광란의 락 공연으로, 멋진 밴드에 멋진 가수의 공연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헤드윅이 남성으로 돌아오는 장면부터 진정으로 거부감 없이 빨려들어갔음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소문대로 의상과 분장 무엇보다 연기가 정말 고양이 같은 느낌을 제대로 주었다. 수많은 고양이들이 무대 가득히 북적이는 모습이 초반부터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고양이들을 하나씩 소개해 주는 식의 줄거리로서 줄거리만으로는 사실 크나큰 즐거움을 주지 못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배우들의 유연하면서도 진짜 고양이 같은 몸짓과 멋진 노래 솜씨는 일품이었다. 특히 캣츠에서 유명한 Memory 곡을 들을 때는 감동이었다. 그리고 중간에 노래들을 못 알아들어서 그런지 초반의 젤리클 캣이라는 자신들을 표현하는 합창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그밖에 무대 앞 3번째 중앙에 앉은 덕에 배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반면에, 2층에서의 전체적인 시각이나 통로쪽의 고양이 배우 만질 수 있는 기회는 놓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샤롯데 극장 내부에 자막용의 큰 모니터와 작은 모니터를 양쪽으로 각각 설치해 놓았지만 앞자리인 탓에 모니터만 보고 있자니 공연을 많이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뭐 특별히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지라 과감히 자막을 안 보고 공연에 집중했다. 덕분에 연기와 배경음악, 그리고 배우 노래 자체는 감동이었으나 스스로 판단하건데 20~30%정도밖에 안 되는 듣기 실력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왠지 위키드 공연이 생각나는듯... orz